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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의회, 주민대표 선출권 ‘의회 독점’ 논란

    전주시의회전경

 

(전라신문) 조계철 기자 =- 주민이 뽑지 않는 주민대표...전주시의회가 만든 기묘한 자치 구조

전주시의회가 소각장 및 종합리싸이클링타운 주민지원협의체 주민대표 선정 방식을 둘러싸고 논란의 중심에 섰다.

관련 법령은 주민대표 참여를 명시하고 있지만, 전주시 조례와 실제 공고문은 주민이 직접 대표를 선출하는 절차를 두지 않은 채 시의회가 최종 추천권을 행사하는 구조를 고착화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상위법인 「폐기물처리시설 설치촉진 및 주변지역지원 등에 관한 법률」(이하 폐기물시설촉진법)은 주민지원협의체 구성 시 반드시 주민대표를 포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폐기물처리시설로 인한 영향을 직접 받는 주민들의 의사가 제도적으로 반영돼야 한다는 취지다.

그러나 전주시 폐기물시설촉진 조례 제9조와 별표 3은 주민총회나 마을별 투표 절차 없이 공개모집을 통해 추천 인원의 2배수 이상을 후보자로 선출한 뒤, 시의회가 이들 중 최종 위원을 추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로 인해 법 취지와의 괴리가 크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구조는 최근 전주시가 발표한 공고 제2026-83호에서 더욱 분명히 드러난다. 전주시는 주민대표 선출 방법으로 ‘공개모집 신청자 중 전주시의회에서 최종 추천’이라고 명시했다.

특히 후보 등록 과정에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제출을 요구하고 있어, 주민대표가 마을의 대표라기보다 의회의 심사를 받는 대상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주민 A씨는 “과거에는 마을 단위로 의견을 모아 대표를 세우면 결격 사유가 없는 한 의회가 이를 존중했다”며 “이제는 개인이 시청에 서류를 내고 시의회의 판단을 기다려야 하는 구조가 됐다”고 말했다. 주민 B씨 역시 “주민대표를 뽑는 데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요구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며 “주민의 지지보다 의회의 평가가 더 중요해진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번 선출 과정에서 소각장 주민대표 11명을 뽑는 데 41명이 신청한 것도 이러한 구조적 문제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마을 내부의 합의와 조정 절차가 사라지면서 후보자 간 경쟁이 과열되고, 시의회를 향한 줄대기와 로비 논란이 불거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다.

전주시의회는 과거 주민 간 갈등과 이권 다툼을 줄이고 선출 과정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하고 있으나, 주민들은 그 과정에서 정작 주민이 대표를 선택할 권한이 사라졌다고 반발하고 있다.

특히 다른 지자체와 비교하면 전주시의 방식은 더욱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수원시는 자원회수시설 개선·이전 사업과 관련해 민관협의체를 구성하고, 주민 대표가 행정 책임자와 공동위원장을 맡아 협의체를 운영하고 있다. 주민자치회장,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장 등 기존 주민 대표성을 갖춘 인사들이 협의체에 참여하며, 시의원은 위원 중 한 명으로 참여할 뿐 주민대표를 선별하거나 추천하는 권한을 행사하지 않는다. 전주시처럼 주민대표를 공개모집한 뒤 의회가 최종 추천하는 구조는 수원시 사례에서는 확인되지 않는다.

전주시의회의 도덕성 문제도 함께 거론되고 있다. 전주시의회는 최근 국민권익위원회 청렴도 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인 5등급을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주민지원기금과 운영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주민대표를 의회가 직접 선별하는 방식에 대해 주민들은 강한 불신을 드러내고 있다.

조례 별표 3은 주민대표 후보자 선출 업무를 행정 부서가 직접 주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최종 추천권을 시의회가 쥐고 있는 현행 구조는 주민지원협의체의 독립성과 주민자치의 원칙을 훼손하고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다.

주민자치의 핵심은 주민이 대표를 직접 선택하고 책임을 묻는 데 있다. 주민의 선출권이 실질적으로 보장되지 않는 현행 제도가 과연 상위법의 취지와 민주적 원칙에 부합하는지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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