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경제) 진재석 기자 =전북 금융시장이 대출은 늘고 예금은 빠져나가는 상반된 흐름을 보였다. 기업과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살아나며 대출은 반등했지만, 예금 이탈이 확대되면서 예대율이 치솟아 지역 금융권의 자금 운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 전북본부가 23일 발표한 ‘2025년 7월중 전북지역 금융기관 여수신 동향’에 따르면, 7월 전북지역은 기업 자금 수요가 조금씩 살아나는 모습이지만, 가계 대출은 줄고 예금 이탈이 두드러지면서 지역 금융시장이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7월 중 전북지역 금융기관의 대출(여신)은 2,042억 원 늘어 전월(-2,383억 원) 감소세에서 증가로 돌아섰다. 예금은행 대출이 2,188억 원 증가하며 반등한 것이 주요했다.
기업대출은 963억 원 증가로 전환했는데, 대기업(56억 원)과 중소기업(265억 원) 모두 조금씩 늘어난 덕분이다.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이 1,197억 원 늘며 증가폭을 키웠지만,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이 296억 원 줄어 전체적으로는 163억 원 감소했다
비은행권의 흐름은 다소 달랐다. 상호금융(168억 원), 신협(26억 원) 등은 늘었지만 새마을금고(-364억 원), 상호저축은행(-22억 원) 등이 줄면서 전체적으로는 146억 원 감소로 전환됐다. 가계대출이 1,064억 원 줄어든 것이 비은행권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이었다
문제는 예금 등 수신 부문이다. 7월 전북지역 금융기관 수신은 5,579억 원 감소해 전월(-2,237억 원)보다 감소폭이 더 커졌다.
예금은행 수신이 3,729억 원 줄었고, 비은행권도 1,850억 원 감소로 돌아섰다. 특히 우체국예금이 4,995억 원 줄며 비은행권 수신 감소를 이끌었다. 다만 새마을금고(+621억 원), 신탁회사(+639억 원)는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예금은행의 예대율은 6월 79.3%에서 7월 80.4%로 1.1%p 상승했다. 이는 대출이 늘어난 반면 예금이 줄어든 영향으로, 은행 입장에서는 자금 운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뜻이다
지역 금융권에서는 “기업 자금 수요가 회복되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가계 대출 감소와 예금 이탈은 경기 위축 신호로도 볼 수 있다”며 “지역민의 자금이 계속 빠져나가면 금융기관 유동성 관리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은 관계자는 “7월 전북 금융시장은 기업 중심의 대출 회복세와 예금 이탈이라는 상반된 흐름이 동시에 나타났다”며 “지역 경기 회복의 불씨가 살아나고 있지만, 가계의 소비와 저축 여력은 여전히 위축돼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예금 감소 추세가 이어질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