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경제) 조계철 기자 =전주시의 케이블카 설치 추진을 둘러싸고 찬반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한쪽은 전주의 정체성과 생태적 가치를 훼손한다고 우려하고, 다른 한쪽은 전주 관광의 도약을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어느 쪽에도 일리가 있으며, 시민사회가 함께 숙의해야 할 사안이다.
반대 입장: 정체성 훼손과 환경 침해 우려
조국혁신당을 비롯한 시민 단체들은 케이블카가 전주의 도시 철학과 맞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전주는 한옥마을과 풍부한 역사유산, 음식문화 등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도시다.
이러한 전주의 매력은 ‘자연과 전통이 살아 있는 도시’라는 정체성에서 비롯된다.
여기에 대형 인공시설물을 설치한다면 경관 훼손과 환경 파괴는 물론, 관광의 본질적 가치를 흔들 수 있다. 더욱이 케이블카는 초기 기대와 달리 이용객 감소, 적자 운영, 환경 훼손이 뒤따른 사례가 여러 지방에서 이미 나타났다.
“단기적 성과를 좇다 장기적 도시 경쟁력을 해치는 것 아니냐”는 반론이 제기되는 이유다.
찬성 입장: 관광 다변화와 지역경제 활성화 필요
반면 설치를 지지하는 쪽은 현실주의적 논리를 편다. 전주는 이미 한옥마을 중심 관광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고, 체류형 관광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콘텐츠가 절실하다.
케이블카는 교통과 관광을 결합한 상징적 시설이 될 수 있으며, 도심과 자연을 동시에 조망할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또한 준공 이후 고용 창출, 상권 확대, 세수 증대 등 지역경제 활성화 파급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전주가 더 이상 과거의 영광에만 안주하지 않고, 미래를 향해 투자해야 한다는 점에서 케이블카는 실험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숙의와 균형 잡힌 판단이 필요하다
도시 개발에는 언제나 득과 실이 따른다. 중요한 것은 장밋빛 전망이나 단편적 우려가 아닌, 객관적 데이터와 시민적 합의다.
케이블카 설치가 관광 다변화를 이끌 수 있다면 그에 따른 환경 훼손을 최소화하는 기술적·운영적 대책이 선행되어야 한다.
반대로 정체성 훼손 우려가 현실적이라면 사업 추진의 속도를 늦추거나 대안을 모색하는 것도 현명한 길이다.
전주의 가치는 단지 방문객 숫자로만 환산할 수 없는 역사, 문화, 사람의 축적에 있다.
동시에 미래 세대에게 지속 가능한 도시를 물려주기 위해선 변화를 외면할 수도 없다.
케이블카 논쟁은 결국 ‘우리가 지켜야 할 전주다움이 무엇인가’와 ‘앞으로 키워가야 할 전주의 미래상’이 어떤 것인가를 묻는 과정이다.
결론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전주 시민 모두가 충분히 논의하고 공론화 과정을 거쳐 함께 답을 찾아가는 민주적 절차일 것이다